존경하고 사랑하는 3만 재경 경남중고 동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6년 새해, 제28대 재경총동창회장이라는, 가문의 영광이자 제 인생 가장 무거운 명찰을 달게 된 안우현, 허리 숙여 인사 올립니다.
올해가 무슨 해인지 아십니까? 바로 병오년(丙午年), ‘말(馬)의 해'입니다. 그것도 그냥 말이 아니라 붉은 말, 적토마의 해입니다. 우리 경남고의 상징이 무엇입니까? 땅을 박차고 하늘로 오르는 ‘용마(龍馬)’아닙니까? 저는 확신합니다. 올해는 우리 재경총동창회의 해가
될 운명입니다. 이 기막힌 타이밍에 회장을 맡게 되어 행운의 로또 맞은 기분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잘해야 본전”이 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취임사를 준비하며 우리 동창회의 구성을 보니 참 흥미롭습니다. 이 자리에는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를 쓰신 ‘전설’적인 선배님들이 계시고, 다른 한쪽에는 AI와 메타버스 시대를 주름잡는 ‘외계인(?)’ 같은 개성 넘치는 후배님들이 계십니다. 너무 다른 두 세대가 모이다 보니, 가끔은 서로 “어느 별에서 왔니?” 하는 표정으로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두 그룹을 연결하는 ‘동시통역사’이자 ‘사랑의 오작교’가 되겠다고 선언합니다.
존경하는 선배님 여러분! 후배들이 가끔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나타나도, 회식 자리에서 건배사 대신 셀카를 찍어도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그건 버릇 이 없는 게 아니라, 그들만의 ‘열정’이자 세상을 대하는 ‘방식’입니다. 후배들은 선배님들의 근엄한 훈시보다는, 따뜻한 눈빛과 “네가 하는 일이 참 멋지다”는 격려 한마디에 목숨을 겁니다. 선배님들께서 닦아 놓은 고속도로 위를 우리 후배들이 마음껏 질주할 수 있도록, 엄한 선생님보다는 ‘멋쟁이 형님’ 이 되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후배 여러분! 선배님들, 그냥 나이만 드신 분들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지금 누리는 자유와 풍요, 그 밑거름을 피와 땀으로 일구어내신 분들입니다. 선배님들의 “나 때는 말이야”를 잔소리로 듣지 마십시오. 그 건 살아있는 역사이자, 교과서에도 없는 인생의 족보입니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작년(2025년) 야구부의 대통령배 및 봉황대기 2관왕 신화,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후원해주신 선배님들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전통 명문 경남고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선배님들은 현재까지 아낌없이 후원해 주시고 계십니다. 선배님들에 대한 존경과 믿음, 그거 하나만 챙겨 오십시오. 나머지는 선배님들이 다 알아서 해주실 겁니다. 특히 회식비 등의 지원을 통해 여러분이 즐겁게 동창회 모임에 올 수 있도록 사랑과 나눔을 베풀어 주실 겁니다.
저는 임기 동안 우리 동창회를 ‘근엄한 회의장’이 아니라 ‘시끌벅적한 놀이터’로 만들겠습니다. 선배님들은 후배들의 톡톡 튀는 에너지를 받아 회춘(回春)하시고, 후배님들은 선배님들의 지혜를 훔쳐 성공의 지름길을 찾으십시오. 저는 그 중간에서 여러분이 잘 섞이도록 열심히 기름칠하고, 때로는 망가지며 분위기를 띄우는 ‘유쾌한 윤활유’ 가 되겠습니다.
우리 교훈에 “책임을 다해 얼려(어울려) 살자”는 말이 있습니다.
2026년, 말의 해를 맞아 우리 용마 가족들이 선후배 계급장 떼고, 멋지게, 그리고 유쾌하게 한번 ‘얼려’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