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이후 부산 경남고등학교 덕형관(德馨館)과 같은 평면 형식을 가진 교육 시설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까지 보존된 건물은 덕형관이 유일하다. 덕형관은 근대 모더니즘 건축 연구에 소중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건축사적 가치가 큰 건물이다.
형태
근대 모더니즘 양식의 원형 평면으로 구성된 지상 4층 규모의 교육 시설로, 건축 면적 484.7㎡, 연면적 2,020.47㎡이다[교실 14개, 도서실, 교무실, 교장실, 서무실, 위생실, 숙직실, 계단실 2곳, 홀, 현관, 화장실]. 한국 근대 건축 1세대에 속하는 이천승(李天承)[1910~1992]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원형 평면의 중심에 나선형 계단을 두고 각 공간을 균등하게 6등분으로 구획하여 5개의 교실과 1개의 화장실, 계단실을 두고 있으며, 외곽에 발코니를 갖는 원통형 형태의 조형과 수평성이 강조된 난간을 갖고 있다.
현황
부산 경남고등학교 덕형관은 조형적 형태와 내부 공간에서 건립 당시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건물로 여겨지는데, 특히 내부 공간은 마감 재료와 함께 건립 당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이 양호하다. 그러나 외관의 경우 1995년 리모델링 공사 당시 외부 마감 재료와 창호, 난간부 등을 모두 교체하여 건립 당시의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2013년 10월 28일 등록 문화재 제568호로 지정되었다.
의의와 평가
부산 경남고등학교 덕형관은 부산대학교 구 본관[인문대학 건물], 동아대학교 구 도서관[구덕캠퍼스 내 석당 기념관]과 함께 광복 이후 건립된 부산 지역의 초기 교육 시설로, 특히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건축물이다. 현재 부산 지역에서는 광복 이후 순수 우리 기술로 건립된 교육 시설이 문화재로 지정, 등록된 경우가 거의 없다. 이에 경남고등학교에서 덕형관을 학교 역사관으로 활용하면서 건물의 역사적, 건축적 가치를 계승하려는 노력은 근대 건축물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사례이다.